떠날 때 가져가는 돈
몇 년을 일하고 떠나는 길엔 챙길 돈이 남아 있어요. 퇴직금, 연금 보험료, 보증금, 세금 정산 같은 것들이요. 대부분 받을 수 있는데, 시간이 빠듯하고 순서가 한 번 꼬이면 그대로 놓치기도 해요.
서류보다 순서가 중요한 이유
퇴직금은 법적으로 마지막 근무일부터 14일 안에 회사가 줘야 해요. 그런데 이 날짜가 이미 예약해 둔 비행기 날짜보다 뒤일 때가 많아요. 그 전에 외국인등록증을 반납하고 계좌를 닫고 출국하면, 돈 받을 한국 계좌도 없이 해외에서 쫓아다니게 돼요.
왜 그럴까요? 여기 나오는 돈은 하나같이, 떠나기 전에 없애려는 계좌·서류·주소가 아직 남아 있어야 받을 수 있어요. 퇴직금은 한국 계좌가, 반환일시금은 신분 서류가, 건강보험 정산은 마지막 급여명세서가 필요하고, 보증금은 임대인이 돌려줄 때까지 그 주소에 신고된 상태를 유지해야 해요. 출국은 순서대로 밟아야 하는 일이에요. 마음대로 순서를 바꿔도 되는 체크리스트가 아니고요.
퇴직금: 1년에 한 달치, 14일 안에
같은 회사에서 1년 이상 일했고 주 15시간 이상 근무했다면 퇴직금은 법적 권리예요. 일한 햇수마다 대략 30일분 급여를 받아요. 국적은 아무 상관이 없고, 체류자격이 없는 노동자도 이 권리는 그대로예요.
왜 그럴까요? 법이 계산식을 정해뒀어요. 계속근로 1년마다 평균임금 30일분이에요. 평균임금은 마지막 3개월 급여를 그 기간 달력 날짜 수로 나눈 값이고요. 그 3개월 급여가 유난히 적었다면 또 다른 규정이 지켜줘요. 평균임금이 통상임금(계약상 기본 시급 기준 임금)보다 낮으면 통상임금을 대신 써요.
E-9·H-2라면 퇴직금이 다르게 나와요
회사가 퇴직금을 들고 있는 게 아니라, 일하는 동안 월 통상임금의 8.3%를 출국만기보험에 넣어요. 문제는 받는 시점이에요. 이 돈은 한국을 실제로 떠난 뒤에야 나와요. 출국일이나 신청일부터 14일 이내예요.
왜 그럴까요? 지급 시기를 출국과 묶은 건 일부러 그렇게 정해 둔 규정이에요. 그러니 돈이 안 들어오는 그 기간을 미리 계산에 넣으세요. 돈이 들어오기 전에 귀국하니까, 귀국한 뒤에도 쓸 수 있는 수취 계좌가 있어야 하고 신청도 기한 안에 해야 해요. 신청은 출국 약 1개월 전부터 할 수 있고 대략 7일 전에 마감돼요.
반환일시금: 모두가 받는 건 아니에요
한국은 외국인이라고 해서 국민연금 보험료를 그냥 돌려주지는 않아요. 세 가지 경로 중 하나로 받아요. 국적이 상호주의 인정 국가 목록에 있거나, 본국의 사회보장협정이 반환일시금까지 다루거나, 법이 정한 체류자격으로 가입했거나요. 세 번째는 실제로는 E-9·H-2를 말하고, 이 경로는 국적과 상관없어요.
왜 그럴까요? 원리가 상호주의거든요. 한국인에게 똑같이 돌려주는 나라의 국민에게 돌려주고, 거기에 합의된 비자 유형을 더한 거예요. 그래서 사회보장협정이 있다고 자동으로 되지는 않아요. 아일랜드, 덴마크, 스페인, 스웨덴, 핀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는 협정이 있어도 반환일시금에서 명시적으로 빠져요. 스위스는 반대예요. 보험료 면제협정인데도 반환일시금이 나와요.
마지막 연말정산은 일찍 끝나요
한 해 중간에 퇴직하면 연말정산은 다음 해 2월이 아니라 마지막 달 급여를 받을 때 끝나요. 그때까지 회사에 내지 않은 공제 증빙은 그냥 반영되지 않고, 기본 인적공제만 적용돼요.
왜 그럴까요? 회사가 마지막 급여명세서에서 그 해 세금을 정리해 주기 때문에, 영수증 마감이 생각보다 훨씬 빨라요. 그리고 급여 외 소득(프리랜서, 사업, 임대)이 있다면 규정이 더 빡빡해요. 그 신고는 다음 해 5월이 아니라 출국일 전날까지 해야 해요. 1월에서 5월 사이에 떠나면서 작년 신고를 아직 안 했다면, 작년 치와 올해 치를 모두 출국 전에 신고해야 해요.
마지막에 돈이 새기 쉬운 세 가지
작지만 각각 어긋나기 쉬운 세 가지예요. 건강보험은 마지막 급여에서 정산되는데, 환급이 나올 수도 있고 오히려 더 내라고 나올 수도 있어요. 보증금은 돌려받을 때까지 그 주소에 신고된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요. 그리고 곧 닫으려는 그 계좌가 나머지 돈이 들어올 유일한 곳이에요.
왜 그럴까요? 퇴사하면 회사가 그 해 보험료를 다시 계산해서 차액을 정산해요. 그래서 마지막 급여에 환급이 아니라 추가 부과가 찍히기도 해요. 더 낸 보험료는 3년 안에 돌려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1개월 이상 출국했다가 6개월 안에 다시 들어오면 그 기간 보험료도 부과될 수 있어요. 잠깐 본국에 다녀온다고 보험료가 멈추지는 않아요.
돈이 안 들어온다면
퇴직금 체불은 한국에서 개인 간 분쟁이 아니라 형사 사건이에요. 외국인 노동자도 진정을 낼 수 있어요. 체류자격이 없어도 낼 수 있고요.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내면 근로감독관이 양쪽을 부르고, 시정하지 않으면 검찰로 넘어가요.
왜 그럴까요? 임금과 퇴직금은 체류자격이 아니라 근로자인지 아닌지로 갈려요. 근로자면 보호받아요. 대법원이 정리한 원칙이에요. 그래서 최악의 상황에도 길이 있고, 비행기를 탄다고 그 길이 닫히지도 않아요. 퇴직금 청구권은 3년간 유효하고, 출국한 사람도 대리인이나 무료 법률구조를 통해 진행할 수 있어요.
자주 막히는 용어
자주 묻는 질문
네. 반환일시금은 해외에서도 신청할 수 있고 5년간 유효해요. 퇴직금 청구권은 3년간 살아 있고, E-9·H-2의 출국만기보험은 애초에 출국한 뒤에 받는 구조예요. 떠났다고 받을 돈이 사라지지는 않아요. 다만 받아내는 데 시간이 더 걸려요.
네, 전부 들어올 때까지는요. 퇴직금, 마지막 급여, 건강보험 정산금, 보증금이 몇 주씩 시차를 두고 들어올 수 있고, 해외에서 한국 계좌를 다시 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잔액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때 마지막으로 닫으세요.
재직증명서, 마지막 급여명세서, 급여와 퇴직금의 원천징수영수증, 임대차계약서와 보증금 반환 기록, 국민연금 가입내역서요. 해외에서 이런저런 절차를 밟다 보면 다들 달라고 하는 서류들인데, 나가고 나면 구하기가 훨씬 어려워요.